영어로 글 잘 쓰는 방법 시리즈: 2. 이메일

프로페셔널한 영문 이메일 작성, 글쓰기를 위한 팁

이 글에서는 잘 쓴 영문 이메일의 형식, 내용 작성법, 그리고 예시를 소개하겠다.

형식

영문 이메일의 형식은 간단하다. 예의를 차려야할 경우, 그리고 모르는 사람에게 첫 이메일을 보내는 경우에는 title (Prof. / Dr. / Ms. / Mr.)을 붙이는 것이 안전하다.

Dear Prof. / Dr. / Ms. / Mr. Einstein,

<본문>

Best, / Regards, / Sincerely,
Taeahn Kwon

한 가지 주의사항은, Mrs. 또는 Miss는 절대 쓰지 말도록 조심하자. 또한 Preferred gender pronouns는 꼭 확인하도록 하자. 예를 들어, 성전환을 한 사람한테 기존 성에 해당하는 Mr. 또는 Ms.를 사용하는 것은 큰 결례이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first name만 사용한다. 사실 보수적인 집단이 아니라면 title을 붙이지 않는 것이 관례이다.

Hello / Hi Albert,

<본문>

Best, / Regards, / 자유로운 인사 / 생략
Taeahn

‘이 상황에는 어떤 형식을 따라야 할까?’ 고민하실 분들도 있을 것이니 몇 가지 예시를 정리해보았다.

  • 일면식 없는 교수 또는 고객사에게 이메일을 보낼 때: 1번
    • 하지만 이미 소개를 받았는데 본인을 first name으로 소개한 경우라면(“Hi, I’m Emily. Nice to meet you.“): 2번
  • 직장 상사에게 이메일을 보낼 때: 2번
  • 마케팅 메일을 보낼 때: 2번

내용

본문에 써야될 내용은 무엇인가?

1. 표현 걱정보다는 내용 걱정을 하라.

가장 사람들이 많이 착각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정해진 표현은 없다는 것이다. 검색창에 “영어 이메일 쓰는 방법”을 입력하면, “영어 이메일을 위한 100가지 표현”과 같은 글들이 수두룩하다. 심지어 몇 백 페이지짜리 책도 있다.

이런 글들을 보면 마치 이메일에 써야만 하는 형식과 표현이 있다고 생각할 수가 있다. 당연히 아니다. 이메일은 상황과 문맥에 맞게 작성해야 하고, 상황과 문맥이 다양한 만큼 쓸 수 있는 표현도 다양하다.

즉 ‘프로페셔널한 표현 사용하기’보다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하기’에 집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2. 짧게 써라.

짧게 써라. 중요한 내용을 맨 앞에, 즉 두괄식으로 써라.

형식적인 말은 생략해라. “I hope this email finds you well.” “I look forward to hearing from you.”는 앞서 말한 ‘100가지 표현’ 스팸글에 꼭 들어가 있는 표현들이지만, 쓰지 마라. 틀린 것은 아니지만, “I am fine, thank you, and you?” 만큼 ‘아마추어 티’가 난다.

좋은 이메일의 예시

1. 스티브 잡스의 사내 메일

이 메일은 스티브 잡스가 픽사(Pixar)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이다 1. 배경 설명을 하자면, 잡스는 한 때 두 회사(NeXT, 픽사)의 CEO로 겸직하였던 시기가 있었다. 이 때 애플이 NeXT를 인수하면서 잡스는 애플로 돌아가게 되었다. 이 메일은 픽사 직원들에게 자신의 다른 회사가 인수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는 메일이다.

Email to Pixar Employees
Apple Acquires NeXT.
From: Steve Jobs
To: Pixar
Subject: Apple Acquires NeXT
Date: December 20, 1996, 9:24 p.m.
Today Apple announced that it is acquiring NeXT! This is great for Apple- it gives them a very advanced object-oriented operating system, OpenStep, that can leapfrog Microsoft Windows.
This is great for NeXT - OpenStep will become mainstream and be used by millions of people; this has been a dream of everyone at NeXT for ten years.
This is great for Pixar - it will free me up from running two companies, so I can devote even more of my energies to Pixar. There may even be some possibilities for Pixar and Apple to work together in the future (if creatively driven!).
And, this is really great for me. I have been working with a group of wonderful colleagues at NeXT for over a decade, and having our work finally become mainstream will be very gratifying (a feeling everyone at Pixar already knows). I will be advising Apple on their product strategy, and I will get to spend even more of my time at Pixar :).
I am very happy and excited.
Steve
PS: For more details, check out NeXT's website at www.next.com

이 메일을 보면 정말 잘 썼다고 느낀다. 일단 짧아서 내용이 한 눈에 보인다. 전체 길이도 짧지만, 또한 각 문단과 문장도 짧다. 불필요한 문장이 하나도 없다.

더 중요한 것은 글의 핵심을 명확히 전달한다는 점이다. 잡스는 NeXT의 인수가 왜 픽사에게 좋은 것인지 충분히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This is great for …”을 세 번 반복하면서 구조가 명확한 글을 만들어냈다.

2. 아마존 보고 메일

스티브 잡스의 이메일이 가벼운 내용을 다루고 있다면, 아래 이메일은 훨씬 중요도가 있는 내용이다. 이 메일은 아마존 임원 데이브 림프(Dave Limp)가 CEO 제프 베조스(Jeff Bezos)에게 보낸 것으로 2, 타 회사인 링(Ring)에 대한 투자/인수 근거와 전략을 보고하는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결과적으로 아마존은 $1B(~1.3조 원)을 지불하고 Ring을 인수하였다. 막대한 금액이 오가는 결정인 만큼, 정확한 정보 전달이 필수적인 상황이었음을 것을 알 수 있다.

From: Dave Limp
Sent: Friday, December 15, 2017 7:28 AM
To: Jeff Bezos
Cc: Peter Krawiec; Nick Komorous; Jeff Helbling;
Douglas Booms
Subject: Ring update
Jeff,
I want to provide you with an update on Ring. Corp Dev and our legal team have been in regular contact with Ring over the past few weeks and just learned that Ring has resolved its lawsuit with ADT. The two companies have reached a binding settlement that gives Ring the perpetual rights to use the Zonoff Z1 Platform, which means that Ring can use the Zonoff team to continue working on the Protect alarm system. REDACTED.
We also have an update on Ring's financial performance. For the months of September and October, the company REDACTED
Ring ended October with
REDACTED paying
subscribers,
REDACTED households,
REDACTED total users and
active devices. Ring has yet to close its books for November, but estimates that revenue will come in REDACTED above plan (REDACTED
) but that EBITDA will be below
budget. The company's topline outperformance and bottom line underperformance is largely attributable to increased marketing and QVC promotions, which is a lower margin channel.
Since we last discussed with you, Ring has been moving forward with its Series E round and now plans to raise a total of REDACTED
in new capital at a pre-money valuation of REDACTED. The company is going to close the first REDACTED
of
the round tomorrow, with the remaining REDACTED
closing
sometime in the next few weeks. All of the Series E shares would be entitled to a REDACTED return if there is an acquisition within 18 months, thereby making an acquisition more expensive for non-Series E investors during that timeframe.
In light of these recent developments we are considering a few options including: 1) Move swiftly to put in an acquisition offer before the second Series E closing, 2) Participate in the Series E round as a way to stay close, 3) Do nothing and keep a close eye on them over the next year.
I am going to try to pull my team together early next week to form a more definitive recommendation as some of the folks don't have conviction yet. Let me know if you would like to be in the room for any of that debate?

이 메일에서 배울 점은 많기에, 몇 번 읽는 것을 추천한다. 두 가지 구체적인 포인트를 짚자면, (1) topic sentence의 활용과, (2) 목록(list)의 사용이다.

Topic sentence란 두괄식으로 문단의 핵심 내용을 맨 앞에 배치하는 것을 말한다. 이 메일에서 데이브 림프는 각 문단의 시작 부분에 핵심 요점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바쁜 상대방도 빠르게 중요한 정보를 파악하고, 문서의 전체적인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두 번째로, 림프는 “1) …, 2) …, 3) …”과 같은 목록을 사용해서 현재 고려하고 있는 전략 옵션들을 제시한다. 즉 메일의 결론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를 한 것이다. 마지막에 문단에 아직 이 옵션들 사이에서 고민 중이라고 상황을 보고하고, “Let me know if you would like to be in the room for any of that debate?”로 베조스의 생각을 묻는다.

결론

무언가를 구구절절 설명을 했지만, “그래서 결론은..?”(“So what?“)이라는 질문만 돌아온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정보 전달, 즉 짧고 명확한 글쓰기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이 많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시리즈의 다음 편으로 더 구체적인 글쓰기 요령을 다룰 계획이다.

각주

  1. 스티브 잡스가 직접 쓴 메일과 글들은 https://stevejobsarchive.com/book 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2. https://www.techemails.com/ 는 IT 회사들 내부의 메일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주로 법정 분쟁으로 정보공개된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