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글 잘 쓰는 방법 시리즈: 1. 가장 중요한 것

높은 수준의 영문 논문, 비즈니스, 이메일 글쓰기를 위한 팁

주변에 영어 글쓰기로 고민하는 친구와 지인들이 많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분들께 도움 되는 글이 인터넷상에 잘 보이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영작에 대한 나의 팁을 여기 정리해 보려고 한다.

영어 글쓰기 실력은 기회를 열어준다.

이 글에 대한 신뢰 확보를 하고자, 그리고 동기부여를 조금 드리고자 먼저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짧게 짚고 넘어가겠다.

나는 영어 글을 잘 쓴다는 칭찬을 종종 들었기 때문에, 나 스스로가 실력이 어느정도 있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그 실력은 커리어에 큰 이점이 되었다. 해외 학회에 논문을 투고할 때, 회사 내·외부 문서를 작성할 때, 이메일로 토의를 나눌 때 등, 잘 쓴 글은 좋은 반응을 얻어낼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몸소 체감하였다.

책 읽기 + 일기 쓰기 > 글쓰기 강의, 문법 암기, 단어 암기, 번역, 등등

영어 글쓰기 덕분에 얻을 수 있었던 좋은 결과들

영작 능력의 이점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습을 포기를 하는 경우를 자주 봐왔다. ‘유학파들의 영역’, 또는 ‘재능의 영역’이라고 말하며 본인의 한계라고 치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듯 하다.

그러나 영작 실력이 뛰어난 ‘국내파’들도, 실력이 부족한 ‘해외파’의 경우도 수두룩하게 봐왔었기에, 위와 같은 이유로 포기하진 않길 바란다.

가장 중요한 것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하게, 그리고 재밌게 언어를 습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름길은 없다. 오히려 지름길을 기대하다 찾지 못한다면 일찍 포기하기 마련이다. 반면, 꾸준한 재미를 발견한다면 분명히 생각보다 일찍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면 되는가? 글(책) 읽기글(일기) 쓰기. 이 외의 것들은 모두 부차적이다.

반대로, 도움이 안 되는 것은 무엇인가? 비효율적인 학습법도 알아야 인터넷상의 수많은 광고와 저퀄 콘텐츠를 필터링할 수 있을 것이기에, 여기서 짚고 넘어가겠다. 블로그나 유튜브에 그럴싸하지만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는 ‘비법’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 대중적인 영어 앱

기본 문법을 익히는 초보자이 아니라면 너무 단순하다.

❌ New York Times 읽기

대다수의 사람한테는 지루하기 마련이다. “내가 실력이 부족해서 눈에 안 들어오는 건가?” 아니다.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 대부분도 신문을 안 보는 시대인데.

❌ 필사하기

그 시간에 차라리 책 몇 권을 완독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 번역하기

한국어를 영어로(또는 반대로) 직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장문의 글을 영어로 요약하는 건 도움이 되지만, 문장 또는 짧은 문단 단위의 번역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영어 글쓰기에 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영작 관련 유튜브나 강의 보기

유튜브를 보고 글쓰기 실력을 늘리는 것은 마치 요리 예능을 보고 셰프가 되길 바라는 것과 같다.

❌ 영작 / 문법 교과서 따라하기

지루해서 포기할 확률이 높다. 좋은 참고서를 곁에 두는 것은 좋지만, 교과서—특히 한글로 작성된 영작 교재—는 추천하지 않는다.

❌ 단어 / 표현 암기

언어는 암기보다는 습득이 효과적이라고 믿는 주의다.

✅ 책을 많이 읽어라.

글쓰기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꾸준한 책 읽기라고 생각한다.

책 읽기 + 일기 쓰기 > 글쓰기 강의, 문법 암기, 단어 암기, 번역, 등등

어려운 책보다, 쉽고 재밌는 책을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 본인한테 수준이 맞는 책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일단 첫 4 페이지 정도를 사전 또는 번역기 없이 읽어보는 것이다. 80%의 내용이 이해가 된다면 계속 보고, 만약 안 된다면 더 쉬운 책을 고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외국어 독서를 막 시작하는 시점에선, 어떤 영어 책들이 재밌고 잘 쓰여졌는지 알기 어렵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내가 좋아하면서 훌륭한 글쓰기의 표본이라고 생각하는 작가들을 몇 명 공유하겠다. 글 수준이 쉬운 작가 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문학

  • Roald Dahl
    •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 Matilda
  • JK Rowling
    • Harry Potter series
  • Kazuo Ishiguro
    • Never Let Me Go
  • Ted Chiang
    • Exhalation: Stories

비문학

  • Roald Dahl
    • Boy: Tales of Childhood
    • Going Solo
  • Bill Bryson
    • The Life and Times of the Thunderbolt Kid: Travels through my Childhood
  • Malcolm Gladwell 1
    • Outliers
  • Richard Thaler
    • Misbehaving

필사보다는 단순한 밑줄과 검색을 추천한다. 즉, 모르는 단어나 문장을 볼 때, 먼저 밑줄을 쳐놓고, 검색해보는 것이다. 그 단어를 자주 보게 되면 자연스럽게 익힐 것이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책을 고를 때, 영어 책 리뷰는 GoodreadsReddit을 추천한다. 구글에 “<제목> review goodreads”처럼 검색하면 바로 나올 것이다.

✅ 일기를 써라.

글쓰기를 잘하려면 글쓰기 연습이 필요하다는 조언은 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글쓰기” 또는 “기술적인 글쓰기”에만 집중한다. 예를 들어, 특정 문단 구조를 이용한 작문, 번역, 정해진 형식의 에세이 쓰기 등이 있다.

문제는 이런 체계적 글쓰기 연습은 보통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일기 쓰기를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일기를 쓰는 것만큼 매일, 부담 없이 글쓰기를 하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일기의 좋은 점은, 어떤 주제든지 써도 된다는 점이다. 오늘 봤었던 책이나 넷플릭스 드라마에 대한 후기. 연애 얘기. 직장 상사의 뒷담. 에세이에 비해 얼마나 재밌는가 ^^

나는 한글로 글을 쓸 일이 많으면 한글로 일기를 쓰고, 영어로 글을 쓸 일이 많으면 영어로 일기를 쓴다. 몇일 동안 그렇게 일기를 쓰면 실제로 논문이나 다른 글을 쓸 때 문장들이 훨씬 수월하게 나온다고 느낀다.

각주

  1. Malcolm Gladwell의 책들은 과학적으로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많고, 나 역시 이에 동의하는 편이다. 하지만 추천하는 이유는 책의 내용보다 글쓰기 스타일이다. 복잡한 연구와 통계 결과를 흥미롭게, 그리고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는 능력은 뛰어난 작가다.

다음

이 시리즈는 계속해서 추가할 예정으로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는 더 구체적인 방법론과 예시를 다룰 것이며, 영어 이메일 쓰기, 영어 논문 쓰기 등 구체적인 영역에 특화된 내용도 다룰 계획입니다.

또한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더 유익한 시리즈로 만드는 것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더 궁금한 부분이나,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